언론보도

[매거진 루트임팩트] 베이비박스를 '다시' 찾아 온 부모들 (번외편)

2021-05-01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비투비 대표 김윤지 체인지메이커

(이전편 읽어보기)


Q1. 

실제 데이터에 기반해 문제의 상류(upstream)에서부터 해결해나가고자 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비혼모, 비혼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여럿 있을텐데요. 그중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고, 이를 위해서 누가 (예. 정부/기업/시민사회/미디어 등)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 첫째로 임신, 출산 상황에서 각자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에 관한 정보가 제공돼야 합니다. 복지 정책은 검색하면 어디에서든 얻을 수 있는 정보라고 생각되지만 실제로 ‘적절한’ 정보를 ‘정확히’ 얻는 것은 매우 어렵고 찾아도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들이 공공/민간 지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투비가 플랫폼 솔루션 ‘품’을 개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고요. 또한, 열린 공간에서 올바른 정보가 유통되려면 비혼모/비혼부가 스스로를 숨기지 않고 정보를 물어볼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선 이들의 선택과 결정을 함부로 비난하지 않는 시민사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혹여나 지식인과 같은 익명의 공간에서 묻더라도 지지를 얻을 수 있도록 말이죠.  
둘째로, 이들에게 ‘이 자원을 이용하라’라고 정보를 제공하려면, 당연한 말이지만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사회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꼭 필요하지만 없는 자원들이 많습니다. 비투비의 중장기 미션 역시 공백인 자원을 파악하여 정부와 기업에게 이 자원을 채울 방법을 제안하는 것이고요.  (*편집자 주: 뉴스레터 지면 한계 상 중략했어요. 다양한 사연을 담은 모든 내용은 하단 더 보기 링크에서 볼 수 있습니다.)


Q2.

투자자로서 베이비박스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고 싶습니다.


💬 위기임신의 경우, 초기에 큰 금액을 투자하여 지원한다면 그 임팩트가 상상을 초월합니다. 초기에 총체적인 지원을 투입하고 나면 큰 문제들을 해결하고 넘어감으로써 이후에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ex. 아이의 장애, 부모부터 아이까지 몇세대에 걸쳐 이어지는 기초생활수급)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육원을 비롯한 아동 보호 시설의 운영 비용까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비투비에서 지금까지 파악한, 꼭 필요하지만 존재하지 않거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해서 투자가 필요한 사회자원은 주거/경제/자립 지원입니다. (더보기를 꼭 참고해주세요)


Q3.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보호자에게 어떤 방법으로 닿고 있나요? 사각지대에 있는 부모, 또는 보호자들이라서, 다른 고객들에게 도달하는 방법과는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 크게 1)취약가족을 지원하고 있는 기관을 통해서, 그리고 2)온라인으로 더 넓게 ‘불특정 다수의 사각지대 부모를 찾는’ 방법으로 부모들에게 닿고 있습니다. 먼저, 청소년 부모나 비혼모/부를 지원하고 있는 민간 기관을 통해 사각지대 부모를 접하고 있습니다. 제도 밖/시스템 밖 비혼모/부의 경우 공공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민간 기관에서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비혼모나, 3년동안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비혼부, 학교를 중퇴하고 찜질방과 pc방 등을 전전하는 청소년 부모, 아이 아빠와 연락이 끊겼는데도 혼인신고가 되어있어 한부모복지시설에 들어가지 못하고 공원을 떠도는 비혼모의 경우처럼요. 민간 기관들과 접촉하며 그동안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사각지대 부모 사례를 찾고 있으며, 사각지대 부모에 대한 이해와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Q4.

정말 어려운 문제를 풀고 계신다고 생각이 들어요. 비투비 사업을 하면서 극복했던 가장 큰 위기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 위 질문들이 비투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질문이라면 이 질문은 비투비가 걸어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질문이네요. 저는 올해로 이 일을 시작한지 6년차가 되었고, 모든 창업가들이 그렇겠지만, 해마다 어렵지 않았거나 힘들지 않았던 해는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스타트업과의 가장 큰 차이는 이 일이 ‘비영리’ 스타트업이라는 점이었어요. ‘품'을 솔루션으로 만들기로 한 후, 여러 국내지원사업들을 거쳐 시작했는데 대부분 인건비 지원이 안되는 경우가 태반이었어요. 설령 지원이 된다고 해도, 인건비로 쓸 수 있는 액수가 너무 적거나 아니면 신규직원 채용시에만 쓸 수 있는 등 제약이 많았고요. 그래서 밤새워 일하면서도 과외를 병행하기도 했고, 몇년간 급여를 받지 못하고 일하는 오랜 가뭄의 기간을 거치기도 했죠. 가끔은 우리가 영리 스타트업이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영리 스타트업들은 초기부터 투자를 받아서 소수라도 팀을 꾸려 시작하는데, 비영리 섹터는 그 ‘사람'에 대한 투자가 구조적으로 인색하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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